그를 처음 만난 날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00-08-27

조회수 1654

그를 처음 만나기로 약속했던 날, 
특별한 기대나 설레임은 없었습니다. 
그냥 그려려니... 

흰색 옷으로 말쑥하게 차려 입고 저만치 서 있는 
그를 가리키며 내게 소개해 주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냥 그려려니...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가까이 다가가 문을 열고 
악수를 하듯 살포시 그를 어루만졌을 때 
그에게로 情이 흘러가는 듯한 신기한 느낌... 
情이란 사람이나 생물에게만 생기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 웃고 울면서 더불어 살아갈 때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참 이상하지요? 
예상치 않았던 이 느낌, 
그를 만나는 첫 순간 그가 좋아지는 이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내 것이기 때문일까요? 

"이제부터 너는 내가 가는 모든 곳에 함께 갈 거야. 
내가 듣는 음악을 함께 들을 것이고 
눈부신 아침 햇살과 들녘의 바람, 비요일의 행복과 노을 
지는 풍경을 함께 나눌 수 있을 거야. 
기쁘고 슬픈 나의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을 수 있을 
거야. 
만나서 정말 반가워. 
우리, 좋은 친구가 되자꾸나" 
그를 쓰다듬으며 마음으로 전했던 인삿말이었습니다. 

오늘은 나의 발이 되어줄 새로운 내 친구 '기쁨이'를 처음 
만난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