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에서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1999-11-10

조회수 1639

송림으로 우거진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가을산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겨울, 겨울 속의 늦가을의 풍경이라 할까요?
화려한 단풍과 사람들로 수놓고 있는 바로 옆 산과 대조적인 모습,
사람들의 발길이 너무도 뜸한 가을산의 모습이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골짜기를 지나 송림 사이를 헤치고 들어갔을 때,
아! 그 속에 품고 있는 풍경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어느 가을산의 모습이 그보다 아름다울까요?

지극히 가을다운 가을을 품고 있으면서도 쉽게 드러나지 않는 차분함과 품위,
마치 깊은 샘을 길어 올리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사람들 속에 우뚝 솟은 커~다란 산,
화려함으로 박수와 눈길을 모우는 산,
큰 소리 내지 않으나 자신만의 빛깔로 풍성함을 담아가는 산.
우리들 인생이 산의 모습이라 한다면 내 나이 마흔에 나는
어떤 산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 조용히 오던 길을 되돌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