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 사랑한다면*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1999-11-24
조회수 1988
멀리서 그 모습 보기만 해도 가슴은 사정없이 콩당콩당 방망이질 치곤 했습니다.
떨리는 맘으로 그 얼굴 대할 땐 아픈 것도 같고 저린 것도 같은 기쁨이었구요.
그리고 돌아서가는 뒷모습을 보며 손 흔들어야 했을 땐 가슴이 무너지는 슬픔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해마다 이른 3월에서 4월로 이어지는 그 즈음엔 사랑의 기쁨과 슬픔으로 심한 몸살을 앓곤 했었지요.
다른 꽃들이 해바라기를 하며 양지쪽으로만 고개를 돌리고 사는 것에 비해 당당한 모습으로 북쪽을 향해 서 있는 '북향화',
눈이 내리고 있는데도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꽃이라 하여 '근설영춘(近雪迎春)'이라 불리는 꽃,
그 향기로움이 깊어 꽃잎 한 장 한 장이 모두 향기의 조각과 같다 하여
'향린(香鱗)'이라 불리우는 바로 그 꽃,
목련을 향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 그냥 바라만 보아도 좋았던 어린 시절의 짝사랑 같은 목련은 언제 어느 때고 그 어디쯤에 피어 있다는 것만으로 내게는 미소로움이었고 목련을 사랑하면서 사랑의 의미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랬었지요.
만개하기 전 수줍은 듯 머금고 있는 어린 봉오리가 사랑스러워 그 모습만 저의 목련이라 말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만개하면서부터 누렇게 빛이 바래지는 것이나 퇴색한 꽃잎들이 추하게 떨어져 청소부 아저씨들의 귀찮은 일감이 되는 것은 싫었거든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사랑이란 그런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목련을 사랑한다면 아름다운 모습 뿐 아니라 그렇지 못한 모습까지도 포함할 때 '사랑'이란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그럴 겁니다.
잘난 모습, 이쁜 모습, 사랑스런 모습, 내 맘에 쏙 드는 모습, 자랑스런 모습, 화려한 모습, 커다란 모습, 명랑한 모습, 유능한 모습, 건강한 모습, 사려 깊은 모습, 누구나 그럴싸하다 인정하는 멋진 모습 때문에 대개의 사랑은 시작되겠지요.
하지만 그 모습 뒤에 가려진 못난 모습, 미운 모습, 맘에 들지 않는 습관, 우울한 모습, 낙심하는 모습, 아이 같은 모습, 무능한 모습, 실수하는 모습, 병약한 모습도 내 사랑의 일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백목련이 보고 싶은 11월의 밤,
어떤 때는 가까이서 알콩달콩 잔소리를 하면서 또 어떤 땐 한 발자국 물러서서 묵묵히 기다려 주며 내 마음 변함없이 님의 곁에 있는 것이야말로 누군가를 향한 사랑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떨리는 맘으로 그 얼굴 대할 땐 아픈 것도 같고 저린 것도 같은 기쁨이었구요.
그리고 돌아서가는 뒷모습을 보며 손 흔들어야 했을 땐 가슴이 무너지는 슬픔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해마다 이른 3월에서 4월로 이어지는 그 즈음엔 사랑의 기쁨과 슬픔으로 심한 몸살을 앓곤 했었지요.
다른 꽃들이 해바라기를 하며 양지쪽으로만 고개를 돌리고 사는 것에 비해 당당한 모습으로 북쪽을 향해 서 있는 '북향화',
눈이 내리고 있는데도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꽃이라 하여 '근설영춘(近雪迎春)'이라 불리는 꽃,
그 향기로움이 깊어 꽃잎 한 장 한 장이 모두 향기의 조각과 같다 하여
'향린(香鱗)'이라 불리우는 바로 그 꽃,
목련을 향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아무 말 없이 그냥 바라만 보아도 좋았던 어린 시절의 짝사랑 같은 목련은 언제 어느 때고 그 어디쯤에 피어 있다는 것만으로 내게는 미소로움이었고 목련을 사랑하면서 사랑의 의미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랬었지요.
만개하기 전 수줍은 듯 머금고 있는 어린 봉오리가 사랑스러워 그 모습만 저의 목련이라 말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만개하면서부터 누렇게 빛이 바래지는 것이나 퇴색한 꽃잎들이 추하게 떨어져 청소부 아저씨들의 귀찮은 일감이 되는 것은 싫었거든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사랑이란 그런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목련을 사랑한다면 아름다운 모습 뿐 아니라 그렇지 못한 모습까지도 포함할 때 '사랑'이란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그럴 겁니다.
잘난 모습, 이쁜 모습, 사랑스런 모습, 내 맘에 쏙 드는 모습, 자랑스런 모습, 화려한 모습, 커다란 모습, 명랑한 모습, 유능한 모습, 건강한 모습, 사려 깊은 모습, 누구나 그럴싸하다 인정하는 멋진 모습 때문에 대개의 사랑은 시작되겠지요.
하지만 그 모습 뒤에 가려진 못난 모습, 미운 모습, 맘에 들지 않는 습관, 우울한 모습, 낙심하는 모습, 아이 같은 모습, 무능한 모습, 실수하는 모습, 병약한 모습도 내 사랑의 일부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백목련이 보고 싶은 11월의 밤,
어떤 때는 가까이서 알콩달콩 잔소리를 하면서 또 어떤 땐 한 발자국 물러서서 묵묵히 기다려 주며 내 마음 변함없이 님의 곁에 있는 것이야말로 누군가를 향한 사랑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