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떠나는 것과 버리는 것과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01-11-14
조회수 1840
책상 정리를 했습니다.
버리기 위해 쌓아둔 종이가 수북합니다.
버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한참동안이나 그것들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것들은 각기 나름대로 내 책상 위에 머물러 있어야 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이 치워진 책상 위에는 두 권의 책만 놓여 있습니다.
나는 동작이 빠른 편이 아닙니다.
어쩌면 한 박자 정도 더디 움직인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지 모릅니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움직임보다는 생각이 앞서는 까닭입니다.
나는 내 것으로 취하는 걸 잘 하지 못합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마음을 활짝 열고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필요한,
어찌 보면 참으로 답답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버리는 것입니다.
어렵사리 마음에 자리잡은 만큼 그러한 사람들과 기억들로부터 쉬 떠나지 못합니다.
낙엽이 지고 있는 창 밖 풍경을 바라봅니다.
낙엽은 새순의 경이로움, 꽃의 영광, 화려했던 단풍의 기억으로부터 미련 없이 떠나고 있습니다.
마흔 둘의 가을.
지금까지의 삶이 만남과 소유를 연습하며 살아온 시간이라면 이제는 버리는 연습을 시작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너무 많이 사랑하지 말고 너무 깊이 간직하지 말고 가야 할 때는 언제든 작은 가방 하나 달랑 들고 떠날 수 있도록…
버리기 위해 쌓아둔 종이가 수북합니다.
버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한참동안이나 그것들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것들은 각기 나름대로 내 책상 위에 머물러 있어야 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이 치워진 책상 위에는 두 권의 책만 놓여 있습니다.
나는 동작이 빠른 편이 아닙니다.
어쩌면 한 박자 정도 더디 움직인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지 모릅니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움직임보다는 생각이 앞서는 까닭입니다.
나는 내 것으로 취하는 걸 잘 하지 못합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마음을 활짝 열고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필요한,
어찌 보면 참으로 답답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버리는 것입니다.
어렵사리 마음에 자리잡은 만큼 그러한 사람들과 기억들로부터 쉬 떠나지 못합니다.
낙엽이 지고 있는 창 밖 풍경을 바라봅니다.
낙엽은 새순의 경이로움, 꽃의 영광, 화려했던 단풍의 기억으로부터 미련 없이 떠나고 있습니다.
마흔 둘의 가을.
지금까지의 삶이 만남과 소유를 연습하며 살아온 시간이라면 이제는 버리는 연습을 시작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너무 많이 사랑하지 말고 너무 깊이 간직하지 말고 가야 할 때는 언제든 작은 가방 하나 달랑 들고 떠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