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02-09-14

조회수 1676

네 눈에 눈물 글썽이는데
너는 아니라 한다.
괜찮다 말하는 네 모습이 오히려 안쓰러워
가슴 한구석이 싸하게 저려온다.
차라리
나 많이 힘들다
말이나 하지…


그래.
살다 보면 고단할 때가 있지?
길이 보이지 않아 안절부절 답답할 때가 있지?
맘대로 뜻대로 되지 않고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고
자신 때문에 괴롭고 사람 때문에 실망스러운 날에는
하던 일 접어두고 가슴을 쫘악 펴고
큰 숨 한번 들이쉬렴.
한여름의 무더위와 모진 태풍 통과하여
드디어
가슴에 와 안기는
이 가을을 느껴보렴.
높푸른 하늘, 쏟아지는 저 햇살을 바라보렴.

객관적인 입장에서 나를 보듯이
사려 깊은 말로 내게 조언을 해 주듯이
너 자신을 바라보렴.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세상을 다 산 듯한 표정으로 쪼그려 앉지 말고
따뜻한 목소리로 나를 격려했던 것처럼
오늘은 너에게 말할 차례야.


'왜 그러고 있니? 너답지 않게. 너는 분명 끝까지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자~! 이제 일어서야지. 다시 시작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