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길이, 삶의 길이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02-10-08

조회수 2213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역시 그러면 그렇지, 오늘이 한로랍니다.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서 서리로 변하기 직전인 이 즈음, 단풍이 짙어지고 여름새와 겨울새가 자리를 바꾸고 국화꽃이 한눈이 들어오는 때가 되었답니다.
사람은 기분 따라 제 맘대로 변덕을 부려도 자연은 이렇게 정확하게 오고 갑니다.


아시안 게임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어제는 종일 연이어진 메달 소식으로 풍성한 하루였습니다.
다 같이 출발점을 지나 골인 지점에 이르지만 메달을 받는 것은 간발의 차이, 손 끝 하나 발 끝 하나의 차이에 있는 것을 봅니다.


누구에게나 하루의 길이는 같으나 삶의 길이는 다르다는 말을 떠올립니다.
똑 같이 24시간이 주어지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시간의 길이와 가치는 달라지겠지요?
시침을 보면 시간이 천천히 가는 것 같은데 똑딱똑딱 분주하게 움직이는 초침을 보고 있으면 맥박도 빠르게 뛰는 것 같습니다.


빠른 속도로 감아놓은 비디오의 화면처럼 지난 시간이 휙휙 지나가고 오늘 다시 새 아침을 맞이합니다.
위대한 일을 이루진 못해도, 최고의 자리에 이르진 못해도 내게 주어진 하루를 감사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하루를 살고 싶습니다.
손 끝 하나, 발 끝 하나에 힘을 다하는 의미 있는 삶을 가꾸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