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아지는 것*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03-10-24

조회수 1510

세월이 갈수록
옷도 낡고 책도 낡고 차도 낡고 가구도 낡고
사람의 겉모습도 낡아져갑니다.

보이는 것만 낡아지는 줄 알았더니
보이지 않는 것도 낡아져 가고 있음에 화들짝 놀랍니다.

생각이 낡아진 사람은
소시 적 이야기로 위안을 삼으며 자신의 세계만 고집합니다.
생각만 낡아지는 줄 알았더니 사랑도 낡아진다는 것을 미처 몰랐습니다.

가만두면 까맣게 녹스는 은수저처럼
사랑도
계속해서 갈고 닦지 않으면
어느새 ‘당연’이란 이름의 녹이 스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사랑은
추억이란 이름의 낡은 책갈피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날마다 쓰는 일기처럼 새롭게 써 가는 것임을 알겠습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
가장 가까운 이들과 더불어
함께 있음을 고마워하는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