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사취임을 축하하며 사랑하는 이들이 보내준 몇 권의 책들이 책상 위에 놓여 있습니다.
새로운 삶의 문 앞에 서 있는 나에게 영적으로, 또한 삶의 전반에 걸쳐 도움이 될 만한 여러 권의 책들 중에 유독 눈에 띄는 한 권의 책이 있는데 그 책은 데니엘L.레빈슨 지음/김애순 옮김의 ‘여자가 겪는 인생의 사계절’이라는 제법 두꺼운 책입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중년기에 접어든 나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미리 보여주는 책, 가지 않은 길을 가보는 것 같은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이제 곧 나에게서 일어날 여러 가지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다면 허둥대지 않고 보다 가치 있고 풍성한 삶을 살 수 있겠지요?

지난 1~2년 동안 내 안에서 나도 잘 모르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습니다. 결혼하고 20여 년 동안 환경과 역할에 순응하느라 숨죽이고 있던 내 속의 또 다른 내가 서서히 표출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동안의 모습도 나이거니와 어린 시절부터 내 속에 내재되어 있던 나다움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지금의 나를 보는 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으나 어린 시절의 나는 제법 왈가닥이었습니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 코흘리개 아이들, 선생님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아이들, 가난하고 힘없는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사내아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대신 꼬집고 때려주어야 직성이 풀렸고 형제들끼리 편먹고 내 동생을 자주 울렸던 우리 동네 덩치 큰 머슴애와 악착같이 맞붙어 싸워 다시는 내 동생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대답을 얻어내기도 했습니다.(힘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하도 귀찮게구니 시끄러워서 항복하는 시늉을 했겠지만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나는 그렇게 살게 될 것 같습니다.
불의와 싸워야 한다면 소매를 걷어부치고 큰 소리가 필요하다면 부끄러워하지 않고 소리를 낼 줄 아는, 보다 용감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살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이제 곧 펼쳐질 변화무쌍한 중년의 시기를 차분하지만 흥분된 마음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함께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보다 발전된 모습의 왈가닥JO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