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만 그것은*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0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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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을 나서다가 현관에 벗어놓은 남편의 구두를 보았습니다. 
늦게 귀가하면서 벗어놓은 신발을 출근할 때 신기 좋게 밖으로 향하도록 놓았습니다. 
누구의 것이든 땀에 배인 신발, 지친 표정의 신발을 볼 때면 안쓰러운 마음이 생깁니다. 
어지러운 신발을 정리하는 것은 단순한 동작 같지만 댓돌에 신발을 가지런히 놓아본 사람은 알 것입니다. 
그 작은 몸짓에 정성이 담기고 밖으로 나가는 첫걸음이 유쾌하여 좋은 하루가 되기를 바라는 사랑과 기원이 담긴다는 것을. 

매니큐어를 예쁘게 바른 긴 손톱도 아름답거니와 개인적으로는 단장하지 않은 깔끔한 손톱을 더 좋아합니다. 
주일을 앞둔 토요일이나 중요한 만남이 있기 전에 나는 손톱을 깎습니다. 
아무렇게나 자란 손톱을 싹둑 자르면서 삐죽삐죽 자라있는 내 마음도 가다듬습니다. 
만나게 될 소중한 님을 위해 준비하는 내 마음의 작은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