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1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06-11-23

조회수 945

    해가 지면 나는 날마다 나무에게로 걸어간다 
    해가 지면 나는 날마다 강에게로 걸어간다 
    해가 지면 나는 날마다 산에게로 걸어간다 
    아름답다 해가 질 때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산그늘처럼 
    걸어가는 
    일만큼 
    아름다운 
    일은 
    세상에 
    없다 

'연애1', 김용택  님의 詩를 읽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날 동안 
누군가를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이며 
살맛나게 하는 일일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해질녘'은 긴장의 끈을 푸는 가장 편안한 시간이며 
반복해서 '~에게로 걸어간다'는 것은 그쪽으로 마음이 흐른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언제부턴가 마음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물이 흘러가듯 
다른 사람들의 마음의 흐름이 보이고 
내 마음이 어디로 흐르는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질녘, 어떤 대상에게로 마음이 흐르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로되 
내가 알고 있는 또 한 가지는 
마음의 물줄기는 
무작정 또는 하염없이 흐르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 

항상 성령 안에 있지 않으면 
가장 아름다운 것이 
가장 슬픈 것이 될 수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