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감사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06-11-30

조회수 961

우리집은 지은 지 10년가량 된 아파트입니다. 
때문에 어제부터 우리 라인에 새 엘리베이터 교체작업이 시작되어 보름 동안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위층에 사는 사람들은 걸어 올라가 옥상을 통해 옆 라인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되고 아래층에 사는 사람들은 다리품을 조금만 팔면 되는데 우리 집은 25층의 중간쯤에 있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하고도 불편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형편에 이를 때마다 늘 그렇게 해 왔던 것처럼 그 상황에서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기로 마음먹고 자동차에 운동화를 준비해 두었다가 차에서 내릴 때 구두와 갈아 신었습니다. 
등산하는 기분으로 올라온 계단, 대문 앞에 서니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숨이 찹니다. 
역시 운동부족?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퍼뜩 감사의 제목이 떠올랐습니다. 
그간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 
그리고 그보다 더 큰 감사는 그 많은 계단을 마음대로 오르내릴 수 있는 건강한 두 다리가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