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어서다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08-10-20

조회수 1277

도저히 
넘어갈 수 없을 것만 같은 경계를 넘어가면 
새로운 세계가 열리게 된다. 
이 말을 돌려서 이야기하면, 
한 번도 경계를 넘어서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속한 세계와 다른 세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결코 납득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 '여행할 권리'중에서 /김연수 님- 


나는 길치에 방향치입니다. 
때문에 운전하는 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고 
길에다 시간을 깔고 다니는 일이 많습니다. 
내비게이션이 뭐라고 해도 금방 알아듣지 못하고 그 언저리에서 뱅뱅 돌지만 
그마나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모르는 곳을 찾아가야 하는 일이 많아진 요즘, 
길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길은 자신이 가 본 만큼 알게 된다.’ 
여태껏 알아왔던 길의 경계를 넘어서 새로운 길로 나서면 
지도에 나타난 길 말고 몸으로, 느낌으로 길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경계를 넘어서기까지 약간의 긴장과 두려움을 이겨내야 합니다. 

사람을 이해하는 것도 마찬가지라 여깁니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말하는 누군가의 말에 
진심으로 공감하지 않고는 그와 함께 울 수 없을 것입니다. 
새가 되어야 새의 말을 알아듣고 
물고기가 되어야 물고기의 말을 알아듣듯이 
자지러지는 웃음과 명치끝이 아프도록 가슴 저리는 
처절하고도 다양한 감정의 경계를 넘어설 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사람을 안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