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야 간다~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08-10-31

조회수 1080

지난 주 목요일, 휴대폰이 울렸습니다. 
그 남자(?)였습니다. 
“여사, 토요일 오후에 시간 어때요?” 
“무슨 일?” 
“가자고..” 
“어딜요?” 
“가을 속으로...”ㅋ~ 
"예스!!"라고 대답하고픈 마음 굴뚝 같았지만 
애석하게도 변개할 수 없는 일정이 잡혀 있었습니다. 

가을 속이든 사람들 속이든 
나도 그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바라만 보고 있는 내가 딱했습니다. 

그러나 드디어 나도 남부럽지 않게 가을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는 오래 가슴 졸이던 졸업시험이, 
오늘은 며칠째 잠을 설치게 했던 중간고사가 끝났고 
이번 주 토요일은 비어 있기 때문입니다. 

시험을 마치고 돌아온 이 밤, 
자유롭다 못해 허전하기까지 합니다.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당장 해야 할 일들이 밀려 있고 
만나야 할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즐겁습니다. 

주말에는 남포동의 인파 속에 묻혀볼까, 
옷장에 얌전하게 걸려 있는 등산복 갈아입고 갈대 아름다운 뒷산에 올라볼까 
궁리합니다. 
이제는 짜릿하게 전기는 오지 않지만 
언제 잡아도 든든한 우리집 그 남자 손잡고.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