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못난 딸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10-01-26
조회수 886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아버지의 상태가 이상하시다는 소식...
아버지는 119를 타고 병원으로 향하셨습니다.
차를 몰고 K병원 응급실로 가는 동안
여러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매주 토요일은 정말 특별한 일이 아니면 다른 스케줄을 잡지 않고
어지간히 피곤해도 따로 떼어 놓습니다.
병석에 누우신 지 몇 해가 되시는 부모님을 모시는 오빠의 가정을
찾아갑니다.
이제는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몇 안 되는 상황,
그래도 좋아하시는 음식 두어 가지를 준비하여 재롱을 부리며 식사시중을
듭니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오십이 넘었지만 당신의 눈에는 여전히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는 딸을 향해 엄지를 펴 보이시며 “넘버 원~!”이라고 칭찬해
주십니다.
어른 모시느라 늘 긴장하며 살아갈 오빠 부부에게 잠시라도 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금지옥엽처럼 키우셨어도 남의 집 맏이로 보내시고는
“내가 너를 그렇게 공들여 키웠으니 나에게 무엇을 해야 한다”거나
딸이 행복하게 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셨던 부모님,
시부모님 또한 잘 모시지 못한 송구스러움이 있지만 맏이라는 자리가 주는
책임감과 부담감을 지고 살아오느라 시어른 생전에는 엄두도 못 내다가
이제 겨우 최소한의 딸 노릇 시늉만 하는 나는 못날 딸입니다.
응급실.
힘없이 눈을 감고 계시다가 그래도 딸이 부르는 소리에 절반쯤 눈을 뜨시고
어눌하지만 내가 묻는 말에 반응해 주시는 아버지,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뺨과 이마를 쓸어드리며
나 어릴 적 키가 자라느라 끙끙대며 아플 때마다,
사춘기를 지날 때, 청년의 때에 내가 마음 아파하거나 고민하는 기색이 보일 때마다
부모님께서 나를 주님께 올려 드렸던 것처럼
오늘은 하나님께 아버지를 올려 드립니다.
“하나님, 아시지요?
하나님, 잘 알고 계시지요?
이 분이 제 아버지세요.
제 아버지 좀 봐 주세요.
고쳐주세요..”
딸의 속눈썹은 어느새 촉촉하게 젖어옵니다.
아버지의 상태가 이상하시다는 소식...
아버지는 119를 타고 병원으로 향하셨습니다.
차를 몰고 K병원 응급실로 가는 동안
여러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매주 토요일은 정말 특별한 일이 아니면 다른 스케줄을 잡지 않고
어지간히 피곤해도 따로 떼어 놓습니다.
병석에 누우신 지 몇 해가 되시는 부모님을 모시는 오빠의 가정을
찾아갑니다.
이제는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몇 안 되는 상황,
그래도 좋아하시는 음식 두어 가지를 준비하여 재롱을 부리며 식사시중을
듭니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오십이 넘었지만 당신의 눈에는 여전히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는 딸을 향해 엄지를 펴 보이시며 “넘버 원~!”이라고 칭찬해
주십니다.
어른 모시느라 늘 긴장하며 살아갈 오빠 부부에게 잠시라도 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금지옥엽처럼 키우셨어도 남의 집 맏이로 보내시고는
“내가 너를 그렇게 공들여 키웠으니 나에게 무엇을 해야 한다”거나
딸이 행복하게 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셨던 부모님,
시부모님 또한 잘 모시지 못한 송구스러움이 있지만 맏이라는 자리가 주는
책임감과 부담감을 지고 살아오느라 시어른 생전에는 엄두도 못 내다가
이제 겨우 최소한의 딸 노릇 시늉만 하는 나는 못날 딸입니다.
응급실.
힘없이 눈을 감고 계시다가 그래도 딸이 부르는 소리에 절반쯤 눈을 뜨시고
어눌하지만 내가 묻는 말에 반응해 주시는 아버지,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뺨과 이마를 쓸어드리며
나 어릴 적 키가 자라느라 끙끙대며 아플 때마다,
사춘기를 지날 때, 청년의 때에 내가 마음 아파하거나 고민하는 기색이 보일 때마다
부모님께서 나를 주님께 올려 드렸던 것처럼
오늘은 하나님께 아버지를 올려 드립니다.
“하나님, 아시지요?
하나님, 잘 알고 계시지요?
이 분이 제 아버지세요.
제 아버지 좀 봐 주세요.
고쳐주세요..”
딸의 속눈썹은 어느새 촉촉하게 젖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