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엄마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10-02-16

조회수 874

설 연휴 하루 전, 
아버지께서 퇴원을 하셨습니다. 
퇴원수속을 하고 오빠가 차를 가지러 간 사이 아버지를 휠체어에 모시고 
마실을 가듯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1층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의 크고 따뜻한 손이 내 작은 손을 잡으면 
겁날 것이 없어 의기양양했듯이 
연신 쫑알거리며 딸이 밀어드리는 휠체어를 타신 아버지는 기분이 좋으신 듯했습니다. 
입원하시던 날, 
낯선 병실 침대에 누우시며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네가 있으니까 안심이 된다.” 

설 연휴가 끝나도록 제대로 앉아보지 못한 채 
종일 주방에서 꼼지락거리며 뭔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집에 와 있다는 게 참 좋습니다. 
말수가 많지 않지만 마음이 너그럽고 누구보다도 엄마의 마음을 잘 읽고 이해해주는 
아들은 엄마의 자랑이요 기쁨입니다. 

딸이었던 내가 엄마가 되었습니다. 
나는 딸이면서 엄마입니다. 
딸과 엄마의 역할이 다르고 
아버지와 아들을 대하는 건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가장 순수한 사랑의 샘물 솟아나게 하는 사랑의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