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로망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1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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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가 멋진 폼으로 차에서 내렸다. 
날렵한 턱선에 멋진 수트, 
강렬한 포스! 
그런데 그가 가슴에서 꺼낸 것은 분홍색 휴대폰, 
분위기를 고조시키다가 김빠지는 듯한 음악을 배경으로 
내레이션이 깔린다. 
“신상의 ㅇ폰을 가져야 남자의 로망이 완성 된다!”라고. 

상업적 심리학이 절묘하게 녹아든 광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멋진 남성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좋은 차와 초콜릿 복근의 멋진 몸, 잘 가꾸어진 얼굴, 값비싼 양복, 그리고 신상의 ㅇ폰이 
있어야 한다고? 
눈에 보이는 것으로 잘 포장된 남자가 멋진 남자라고? 
정말 그럴까? 

나 같은 사람이야 그냥 흘려 보겠지만. 가치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겐 이 광고가 그럴싸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철없는 어린 남자들은 이런 것들을 가지기 위해 애를 쓸 것이고, 
철없는 어린 여자들은 이런 것을 가진 남자를 멋진 남자라고 여길 수 있을 것이다. 

몇 해 전 모 기업의 광고를 보며 마음이 상한 적이 있었다.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습니다!” 
물론 기업이 세계 일류를 향한 목표를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는 정제된 언어와 영상속에 녹아있는 가치관이 우리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반짝 보이다 사라지는 것들 말고, 
내면의 자산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지 
진정한 가치와 가슴 따뜻함을 보고 듣고 느낄 수는 없을까? 

이 시대의 문화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며, 
어디로 몰아가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