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13-01-15
조회수 720
이사를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53년 동안 나서 자랐던 부산의 서쪽에서 동쪽인 H구로 옮겨 왔습니다.
같은 부산인데 다른 동네,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습니다.
눈을 감아도 골목골목, 모퉁이까지 훤했는데 이사를 하고 보니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어
모든 게 서툴고 낯섭니다.
이사를 하기 위해서는 큰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집을 계약하고 이사 오기까지 자그마치 1년이 걸렸습니다.
어디나 살면 정이 든다지만, 새 동네는 삶이 더 편리하다지만
조금 띨띨한 이 아짐에게는 금새 마음을 옮기는 게 쉽지 않은 게지요.
이전의 뒷산 대신 이제는 야트막한 언덕이 거실 앞에 자리하고 있어
그래도 새 집과 친해지기가 수월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싱그러운 초록은 아니지만 오고 가는 계절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자연을
가까이 대할 수 있음이 위안이 됩니다.
결혼 후 몇 번의 이사를 했는데
집을 구하는 조건은 언제나 부모님이 우선이었고 부모님 계신 언저리를 뱅뱅 돌며 살았습니다.
부모님께 좋은 자식 노릇도 못했으면서 마음은 늘 그랬습니다.
그런데 양가 부모님이 소천하신 후 옮기된 새 집은 아이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한 우리 부부 중심의 선택이었습니다.
오래된 집이어서 이것저것 손을 보았습니다,
이 곳에서 자부도 맞이하고 손자, 손녀도 보겠다는 마음으로.
돌이켜보니 이사를 할 때마다 그 집에서 영영 살 것처럼 정성스레 집을 꾸미곤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불과 몇 년밖에 살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새로 단 브라인즈를 올리며 기도합니다.
‘하나님,
이 집이 맘에 든다 해도 언젠가는 제가 영원한 당신의 나라로 이사를 하게 될 것을 잊지 않는 삶이 되게 해 주세요..’
지난해 12월, 53년 동안 나서 자랐던 부산의 서쪽에서 동쪽인 H구로 옮겨 왔습니다.
같은 부산인데 다른 동네,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습니다.
눈을 감아도 골목골목, 모퉁이까지 훤했는데 이사를 하고 보니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어
모든 게 서툴고 낯섭니다.
이사를 하기 위해서는 큰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집을 계약하고 이사 오기까지 자그마치 1년이 걸렸습니다.
어디나 살면 정이 든다지만, 새 동네는 삶이 더 편리하다지만
조금 띨띨한 이 아짐에게는 금새 마음을 옮기는 게 쉽지 않은 게지요.
이전의 뒷산 대신 이제는 야트막한 언덕이 거실 앞에 자리하고 있어
그래도 새 집과 친해지기가 수월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싱그러운 초록은 아니지만 오고 가는 계절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자연을
가까이 대할 수 있음이 위안이 됩니다.
결혼 후 몇 번의 이사를 했는데
집을 구하는 조건은 언제나 부모님이 우선이었고 부모님 계신 언저리를 뱅뱅 돌며 살았습니다.
부모님께 좋은 자식 노릇도 못했으면서 마음은 늘 그랬습니다.
그런데 양가 부모님이 소천하신 후 옮기된 새 집은 아이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한 우리 부부 중심의 선택이었습니다.
오래된 집이어서 이것저것 손을 보았습니다,
이 곳에서 자부도 맞이하고 손자, 손녀도 보겠다는 마음으로.
돌이켜보니 이사를 할 때마다 그 집에서 영영 살 것처럼 정성스레 집을 꾸미곤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불과 몇 년밖에 살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새로 단 브라인즈를 올리며 기도합니다.
‘하나님,
이 집이 맘에 든다 해도 언젠가는 제가 영원한 당신의 나라로 이사를 하게 될 것을 잊지 않는 삶이 되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