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쉰 넷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13-02-20
조회수 842
겨울에는 추위를 못 견디겠다고 봄을 기다리고
여름에는 더위를 벗어나고 싶어 가을을 기다리다가,
그렇게 좋은 날을 기다리다가
쉰 넷이 되었습니다.
석 주 전, 거실 한 모퉁이에 천냥화 화분을 걸었습니다.
제대로 적응하며 살 수 있을까 염려하였더니
뜻밖에도 이 가지, 저 가지에서 새 잎이 돋아나 신기했습니다.
우수라고 말해주지 않았는데, 이제 곧 봄이라고 알려주지 않았는데
작은 화초 하나도 겨울 속에서 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쉰 넷의 세월을 부끄럽게 합니다.
쉰 넷이 될 것이라 상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쉰 넷이 되었습니다.
마흔을 지날 때도, 마흔 다섯을 지날 때도 그랬습니다.
준비하고 나이를 맞이하지 못했습니다.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원하든 원치 않든
앞서간 임들께서 그리하셨던 것처럼
머지않아 나에게도 단풍빛 스러지고 잎이 말라 서걱거리는
인생의 겨울이 찾아올 텐데 말이지요.
그렇다면 지금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포근하고 청량한 봄과 가을을 기다리기보다
맞이하는 매일매일을 행복으로 채우는 지혜를 배우고
옐로우 카드를 꺼내들고 이제는 나를 보살펴달라고 시위하는
내 몸의 말을 제대로 알아 들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무너져 일어나지 못하는 일 없도록...
여름에는 더위를 벗어나고 싶어 가을을 기다리다가,
그렇게 좋은 날을 기다리다가
쉰 넷이 되었습니다.
석 주 전, 거실 한 모퉁이에 천냥화 화분을 걸었습니다.
제대로 적응하며 살 수 있을까 염려하였더니
뜻밖에도 이 가지, 저 가지에서 새 잎이 돋아나 신기했습니다.
우수라고 말해주지 않았는데, 이제 곧 봄이라고 알려주지 않았는데
작은 화초 하나도 겨울 속에서 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쉰 넷의 세월을 부끄럽게 합니다.
쉰 넷이 될 것이라 상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쉰 넷이 되었습니다.
마흔을 지날 때도, 마흔 다섯을 지날 때도 그랬습니다.
준비하고 나이를 맞이하지 못했습니다.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원하든 원치 않든
앞서간 임들께서 그리하셨던 것처럼
머지않아 나에게도 단풍빛 스러지고 잎이 말라 서걱거리는
인생의 겨울이 찾아올 텐데 말이지요.
그렇다면 지금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포근하고 청량한 봄과 가을을 기다리기보다
맞이하는 매일매일을 행복으로 채우는 지혜를 배우고
옐로우 카드를 꺼내들고 이제는 나를 보살펴달라고 시위하는
내 몸의 말을 제대로 알아 들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무너져 일어나지 못하는 일 없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