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해야 할 일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14-04-25

조회수 812

* 가장 사랑하는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순간입니다. 
떠나보내면서 비로소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비로소 모든 것이 보입니다. 
어느 것 하나 그대로 보지 못합니다. 
가슴으로 봅니다. 
사랑으로 봅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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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일 째, 
단원고 담벼락에는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안타깝고 애처로운 추모의 글들이 흔들리는 촛불과 함께 남겨져 있습니다. 
'너무 미안하다', '제발 돌아와 줘', '엄마 아빠가 기다려', '사랑해..' 

그 중에서 고(故) 정차웅 군을 짝사랑했던 한 여학생이 뒤늦게 마음을 고백하는 편지를 유리병에 붙여 놔 보는 이들로 안타깝게 합니다. 
'차웅아, 1년 전부터 널 좋아했었어. 사랑한다고 고백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왜 안 오는 거야!! 내 고백 받아주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어서 돌아와.. 그냥 옆에서 바라만 봐도 난 행복하니까 제발 돌아와. 그냥 처다 볼 수 있는 기회라도 줘! 그만 애태우고 어서 돌아와 줘. 너의 그 환한 웃음 보고 싶단 말야. 진작 사랑한다 말할 걸. 진작 좋아한다 고백할 걸.. 너무 후회가 돼. 보고 싶어, 차웅아..' 

진작 했으면 좋았을 여러 일들이 있지만 그 중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진실한 마음의 표현, 사랑의 표현이 아닐까요? 
상황이나 여건에서 오는 불편함, 좀 더 준비되면 좋을 것 같은 희망사항 때문에 갖게 되는 불평과 원망일랑 접어두고 사랑하는 이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사랑의 표현 말입니다. 

떠나보내고 나서야 보게 되고 깨닫게 되는 절절한 그 사랑을 
얼굴을 마주 볼 수 있고, 눈을 맞출 수 있으며, 웃을 수 있고, 손잡을 수 있는 지금, 
‘당신을 사랑한다’고, ‘당신 없이는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