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그리고 여섯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1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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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 큰 녀석이 어여쁜 아내를 맞아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나와 남편은 인생주기에서 자녀를 양육하여 독립된 개체로 분리하는 1차 과업을 무사히 완수했습니다.

 

나는 두 아이의 어미에서 세 아이의 어미가 되었고,

시어머니가 되었습니다.  

딸 같은 며느리를 말하는 내게 어떤 이는 며느리는 딸이 될 수 없다고 합니다.

어찌 말하든지 '새아기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겠다'는 거창한(?) 포부로 새로운 걸음을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 첫 명절이 다가오자 고민이 되었습니다.

며느리 노릇은 어떻게 하는지 아는데 시어머니 노릇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잘 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잘 해주는 것인지, 무엇을 전수하고 가르쳐 주어야 하는지 지혜가 필요하고  새아기 역시 30년 가까이 살아온 문화와 전혀 다른 문화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며느리만 고민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쉰여섯이라 말하고는 벌써 그리 되었냐고 내가 놀라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강물에 떠내려가듯 그냥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 나이마다 그 시기에 주어진 과업을 감당하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성찰과 배움이 있어야 함을 깨닫습니다.

 

책임져야 할 사람이 많아지는 나이입니다.

무거워서 낑낑대는 책임이 아니라 기쁨으로 사람들을 품고 세우고 나누고 풍성하게 하는 아름다운 나이를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