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애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15-03-29
조회수 740
꽃샘추위만큼이나 마음을 앓았던 대학 1학년,
목련을 만났습니다.
찬바람에 파르르 떨면서도
꽃송이 피워내는 그 기상이 가상했습니다.
인생이 무엇인지, 어느 것이 가치인지.
나에게 안 보이는 미래를 헤쳐 갈 능력이 있을지
고민이 많았던 그 시절,
목련은 내게 위안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봄꽃은 목련뿐인 줄 알았습니다.
목련이 피면 봄이 시작되었고,
목련이 지면 내 봄은 다 간 것 같았지요.
쉰여섯,
저 먼저 동구 밖까지 달려 나가 봄을 맞이하는 매화가 보이고,
화들짝 피어난 벚꽃, 개나리도 눈에 들어옵니다.
봄을 알리는 야생화 노루귀가 있다는 것도
이제는 압니다.
시선을 열었지만,
어떤 이는 편애라 한다 해도
여전히 변치않는
목련 향한 내 사랑은
어찌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