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여덟 생일날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17-03-14

조회수 590

생일날,

부모님이 좋아하셨던 분홍색 꽃 한 아름 안고

남편과 장성한 두 아들과 함께 부모님의 산소를 찾았습니다.

 

태어난 날을 축하받는 것을 지나 나의 존재의 근원이신 부모님을 기리며,

나를 낳고 키우시며 기도하셨던 부모님의 소원이 무엇이었는지 헤아려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나님의 기쁨이 되며, 나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전진하기를 바라셨을

부모님의 뜻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봅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그 믿음이, 사람들을 사랑하고 섬기셨던 아름다운 삶이 우리의 다음세대인 내 아이들에게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주께서 자격 없는 나에게 허락하셨던 엄청난 영적유산이 어떠함을 깨달으며,

오늘날 나는 그 유산을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전수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쉰여덟,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면서 장면이 바뀌고 있음을 감지합니다.

요즘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조각 그림들을 보며, 이제부터 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여쭈어봅니다.

내 자식 뿐 아니라 이 시대의 다음세대를 어떻게 품어야 할지 주님의 마음과 생각을 부어주시길 기도합니다.

 

해질녘 공원묘지엔 효의 상징이라는 까마귀가 날며 깍깍 울어댑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산소를 매만지며 다시 마음을 일으켜 결단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잘 할게요. 저희에게 당부하신대로...”

아이처럼 손등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