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조금엽
등록일 2018-07-31
조회수 489
제법 긴 시간 사역을 하는 동안 하나님께서는 우리 안에 있는 ‘나라의 전쟁’을 보게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사역이 잘 되거나 위축되는 것에 대해 말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 사람들의 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나의 나라’와 ‘하나님 나라의 전쟁’ 말입니다.
바벨탑을 쌓았던 시대 사람들이 했던 말을 생각합니다.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 하고 이에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하고 또 말하되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창11:3~4)
이어지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으므로 그들이 그 도시 건설하기를 그쳤다고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시대로 인하여 마음이 상하여 울다가 오늘날 그때의 역사가 재현되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하나님과 성경의 절대가치를 따르는 것은 고리타분하고 퀴퀴한 곰팡내 나는 것이라 규정하고 각자의 기준과 방식을 따라 사는 것을 가치 있고 고상하게 여기는 포스터모더니즘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 안에 내재된 이 시대의 바벨탑을 봅니다.
피조물의 형상을 따라 깎아 만들고 부어 만든 것 뿐 아니라 하나님의 자리에 서고 싶어 하는 이 시대의 우상의 정체는 이기심과 탐심, 바로 나 자신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바벨탑을 쌓는 것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 여겼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니 하나님이 미워하시고 싫어하시는 이 일을 그냥 성도가 아니라 앞장서서 성도들을 이끄는 자리에 있는 우리가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 이름을 내고! 내 이름을 내고!!
표면적으로는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하지만,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말 하나님의 은혜임을 인정하지만 은근슬쩍 자신의 수고와 힘을 보태며,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고 자신을 높이며,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는 것을 보고 듣습니다.
지난 해 12월, 한 집회에 참석했다가 하나님께서 오래 잘 사용해 주신 사람이라도 ‘한 방에 훅 갈 수 있음’을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 공들여 쌓은 사역이라도 바벨탑처럼 한순간 무너뜨리실 수 있다고 경고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도 그럴 수 있음을 깨닫는 순간 납작하게 엎드렸습니다.
하나님을 섬긴다 하면서도 각자의 드라빔을 가슴에 품고 우리의 바벨탑을 쌓은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경고 앞에 섭니다. 한국교회를 이루고 있는, 바로 한국교회인 나를 향한 하나님의 책망 앞에 두려워하고 떨며 엎드립니다. 나는 감히 한국교회를 주님께 올려 드릴 자격이 없는 죄인이지만 그래도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내 안의 우상숭배와 한국교회의 우상숭배를 고백하오니 용서하시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며 우리를 살려 주시길 소원합니다. 골든타임을 넘겨버린 한국교회, 근무력증에 걸린 것 같은 한국교회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주님께 매달립니다.
우리를 버리지 마시고 떠나지 마시며 부르짖는 소리 들으시고 하나님의 긍휼을 베풀어 주시길 기도합니다. 우리가 주께 범죄하였사오나 하나님의 은혜의 빛 비추사 나를, 한국교회를 버리지 마시길 기도합니다.